토요일,
아이들이 오랜만에 할머니 집에 가서 하루를 자고 왔다.
생각해보니 정말 오랜만이었다.
지난주 주말까지는 결혼식도 다녀오고,
이런저런 행사도 있어서
주말인데도 쉬었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이번 주말은 달랐다.
아이들이 없고, 집에 나랑 신랑 둘만 남았다.
집안일을 했는데, 이상하게 힘들지 않았다
평일에는 늘 미뤄두던 집안일을 했다.
청소도 하고, 정리도 하고, 밀린 것들을 조금씩 처리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힘들다는 기분이 거의 들지 않았다.
일의 양이 적어서라기보다는,
아이들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집안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정리하고 치우는 시간에 가까웠다.
저녁에는 대창에 맥주 한 잔
저녁에는 신랑이랑 대창을 시켜 먹었다.
거창한 데이트는 아니었고,
그냥 집에서 먹는 평범한 저녁이었지만
너무 맛있어서 눈물났다

새벽 3시까지 만든 미니어처
신랑은 넷플릭스를 보다가 잠들었는데,
아침에 돌아올 아이들을 생각하니
이렇게 하루를 보낼수 없다는 생각에
알리에서 예전에 사두었던
미니어처 DIY 키트를 꺼냈다.
가격은 7,150원.
너무 작아서 오리고 붙이고
도중에 하지말까 싶기도 했는데
조용한 집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나씩 붙이고, 만들고, 정리하다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흘러 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다.
다음날,
다음 날 아이들이 집에 돌아왔다.
미니어처를 보더니
눈이 반짝였다.
“이거 엄마가 만든 거야?”
그 말 한마디에
괜히 뿌듯해졌다.
이건 물건을 산 게 아니라,
내가 보낸 시간이 남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7,150원은 행복이었다
그날 쓴 7,150원은
무언가를 사기 위해 쓴 돈이 아니라,
잠시 나로 돌아오기 위해
써도 괜찮았던 시간의 값이었다.
워킹맘에게는
가끔 이런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오랜만에 몸으로 느꼈다.
또한
이런 시간 덕분에,
다음 주를 어떻게 살아갈지 조금 더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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